기억 속 MCW 스포츠 시골의 여름

최근 트라이베카 예술 전시에서 언어 기반 신작을 감상한 직후, MCW 스포츠가 출시한 또 하나의 감성 작품인 《전원기》가 깊은 여운을 남겼다. 누구나 인생은 가시밭길이라지만,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기만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처럼, 이 게임은 화려한 액션도 없고 특별한 재미 요소도 많지 않지만, 조용한 감정의 파도와 아름다운 추억을 남긴다.

이 MCW 스포츠 게임의 첫인상은 강렬한 수채화 풍의 그래픽이다. 딱 봐도 기성품이 아니라 정성과 개성으로 그려낸 아트워크가 돋보인다. 이 작품이 예술적 서사 중심의 게임이라고 누군가 말한다면, 그것을 가장 잘 증명해주는 부분이 바로 이 미술 표현이다. 유저는 손으로 그린 듯한 캐릭터를 마우스나 패드로 조작하여 아름다운 색채의 세계를 자유롭게 탐험한다. 그 속에서 이야기는 뜨거운 여름날처럼 천천히, 하지만 확실하게 펼쳐진다.

이야기의 주인공은 중년 소녀 ‘미미’다. 어느 날 그녀는 할머니 ‘노라’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. 임종을 앞두고 노라는 미미에게 편지를 남기고, 자신이 남긴 무언가를 찾아달라고 부탁한다. 시간이 부족하고, 길은 멀다. 이 시작은 플레이어에게 많은 상상을 불러일으킨다. 노라는 과연 어떤 비밀을 남긴 것일까? 다만 단서는 많지 않다. 미미와 노라는 오직 어린 시절의 한 여름휴가만 함께 보냈을 뿐, 특별한 인연은 없다.

미미는 노라의 집으로 향하고, 그곳에서 과거의 흔적을 찾기 시작한다. 현실적인 배경에서 과거의 정서를 되짚는 방식은 흔하지만, 이 게임은 그 분위기와 감정선이 유독 섬세하다. 갈등이나 반전보다는 담담한 흐름 속에 끝없는 여운을 남긴다.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지 할머니가 남긴 수수께끼가 아니라, 그 이면에 깃든 기억과 감정이다. 만약 이 게임의 핵심 시스템을 하나로 정의해야 한다면, 바로 ‘활엽 노트’다.

이 노트는 20년 전의 미미, 즉 어린 시절의 내가 만든 앨범이다. 당시 노라와 함께한 짧은 시간 동안 미미는 사진을 찍고, 스티커를 붙이고, 음성을 녹음해 노트에 담았다. 시간이 지나 이 노트는 하나의 추억이 되었다. 지금의 미미는 그 노트를 다시 찾기 위해 노라의 집을 뒤지고 있으며, 결과적으로 현재의 미미가 과거의 미미를 다시 만나러 가는 여정이 바로 이 게임의 핵심이다.

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이 있다면, 대신 우리 자신을 통제해야 한다는 말처럼, 미미는 MCW 스포츠 세계로 연결되는 다리일 뿐이다. 그녀와 노라가 함께한 그 짧은 여름날의 기억은, 다리 옆의 들판처럼 순수하고 평화롭다. 수집물, 오브젝트, 대사 하나하나에 담긴 세심한 설계는 노라의 내면 세계, 즉 어른의 고독하고 우울한 감성을 은은히 드러낸다. 조용히 스며드는 이 감성은, 플레이어에게 잊지 못할 시골의 여름을 선물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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